이상한 나라의 한나
있었던 일을 전체공개로 자세히 올리지 못하니, 실습일지가 어느새 내 기분을 쓰는 일기장이 되어가고 있다. 하핫. 오늘은 점심을 먹는데, 한 학생이 "목성엘 가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이틀 전 미술 시간에 목성을 색칠했던 기억의 과정에서 나왔던 말인걸까? 순간, '밥 먹다 말고 갑자기 목성엘 가고 싶다니?!' 난 귀여운 충격을 받았고, 교사의 특권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이 정오에, 간 밤에 사라진 돈과 벌어진 싸움을 두고, 밥 먹다 말고 싸운다면, 아이들은 정오에 밥 먹다 말고 목성으로 떠난다. 그리고 교사는 마음만 먹으면 아이들과 함께 목성엘 갈 수 있다. (아, 물론 내가 우리 초딩들을 어떤 부분에서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ㅋㅋ) 어찌되었든, 아이들이 피아니시모(..
5/5 어린이날 휴교
그간은 지체하는 것 없이 밤을 보냈다. 두 달 간 연극 연습에 나가느라 집에오면 12시.. 씻고 자기 바빴다.(먹기도하고 하하하하하하하) 어제정도가 최근 유일하게 확보된 여유시간이었다ㅡ 저녁 8시쯤 음악 들으며, 미친듯이 책을 훑기 시작했다. 위로받기 위해서. 학기 중엔 8시도 그리 빠른 시간은 아닌데, 두 달 간 바쁘게 지내다보니, 8시와 12시 사이의 4시간은 내게 간절하고, 긴 시간이 되어버렸다.(좋은 의미에서) 책을 정서하며 마음을 정리(?)하고, 그간 미뤄둔 나의 감수성에게도 숨을 틔어주었다. 한편, 나는 다시 밤을 다스리지 못했다. 와 과 의 애착이 나는 좋았다. 좋은 변화가 있다면, 내게 아침이 영광스러워졌다는 것. 아침의 떳떳함과 밝아짐 앞에 당당해졌다. 시작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