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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한나
눈물이 앞을 가린다. 우리반 학생들이 벌써부터 보고 싶다. 오늘은 아침에 학생 한 명이랑 둘이서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다 ㅜㅜ
하루 넘겨 겨우 쓴다. 누워서 모바일로 남기는 중. 교사가 공문에 치여 수업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어렴풋이 알겠다. 요즘 4-5시간 자다가 오늘 결국 알람 못듣고 예정 시간보다 40분 늦게 일어났다. 이르게 출근하고 있어서 늦게 일어나도 지각은 안했지만 식겁했다. 내일. 아니 오늘 첫 수업이다. 대단한 준비를 한 건 아닌데, 그래서 불안한걸까. 휘황찬란한 교재교구빨 없이 작고 소중한 낱말카드와 내 오디오로만 진행하려니 걱정이 앞선다. 오늘은 내 수업 일정을 수정하고 연구수업 과목과 차시를 정했다. 개별화교육계획은 방금 다 쓰고 왔다. 이제 교재교구 아이디어 고민할 차례다.
급식시간, "선생님, 봄이 되면 나비를 잡아줄까요. 잡아서 코에 올려 드릴게요. 나비는 작아서 발톱에 안 긁혀요."
아직 못씀.

다른 반으로 5번째 참관수업을 다녀왔다. 등고선을 배우는 사회 시간이었다. 지도, 축척, 등고선...내가 초딩때 이해하기 어려워 하던 내용이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너무 재밌게 잘 배우는 구나(하트) 평평한 지도에 그려진 땅의 높낮이인 등고선을 입체감있게 알려주기 위해 함께 입체산을 만들며 등고선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입체산 만들기 재료는 높이에 따라 크기와 색깔이 다른 종이와 스티커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학생이 재료를 만질 때, 재료의 모양, 크기, 색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었다. 색은 어떻게 설명해주면 좋을지 머리를 막 굴려보았다. 학생들마다 기초선이 다르기에 우선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자세히 설명해주려고 노력했다. 나와 같이 만든 학생은 초록색을 '산의 색'이라고 설명해주어도 어떤 색..
하루 루틴을 지키며 정해진 분량의 공부를 정해진 날짜까지 하는 일, 이 업무를 마감하는 날이 언젠가 온다면, 그 다음으로 나는 글을 쓰겠다. 모니터 앞에 앉아서 꼭 맞는 단어를 찾고 배열하는 일을 시간 제한 없이 하겠다. 좋아하는 음악을 한 곡 반복으로 해두고 흥얼거리면서 천천히 쓰겠다.
있었던 일을 전체공개로 자세히 올리지 못하니, 실습일지가 어느새 내 기분을 쓰는 일기장이 되어가고 있다. 하핫. 오늘은 점심을 먹는데, 한 학생이 "목성엘 가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이틀 전 미술 시간에 목성을 색칠했던 기억의 과정에서 나왔던 말인걸까? 순간, '밥 먹다 말고 갑자기 목성엘 가고 싶다니?!' 난 귀여운 충격을 받았고, 교사의 특권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이 정오에, 간 밤에 사라진 돈과 벌어진 싸움을 두고, 밥 먹다 말고 싸운다면, 아이들은 정오에 밥 먹다 말고 목성으로 떠난다. 그리고 교사는 마음만 먹으면 아이들과 함께 목성엘 갈 수 있다. (아, 물론 내가 우리 초딩들을 어떤 부분에서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ㅋㅋ) 어찌되었든, 아이들이 피아니시모(..
5/5 어린이날 휴교
그간은 지체하는 것 없이 밤을 보냈다. 두 달 간 연극 연습에 나가느라 집에오면 12시.. 씻고 자기 바빴다.(먹기도하고 하하하하하하하) 어제정도가 최근 유일하게 확보된 여유시간이었다ㅡ 저녁 8시쯤 음악 들으며, 미친듯이 책을 훑기 시작했다. 위로받기 위해서. 학기 중엔 8시도 그리 빠른 시간은 아닌데, 두 달 간 바쁘게 지내다보니, 8시와 12시 사이의 4시간은 내게 간절하고, 긴 시간이 되어버렸다.(좋은 의미에서) 책을 정서하며 마음을 정리(?)하고, 그간 미뤄둔 나의 감수성에게도 숨을 틔어주었다. 한편, 나는 다시 밤을 다스리지 못했다. 와 과 의 애착이 나는 좋았다. 좋은 변화가 있다면, 내게 아침이 영광스러워졌다는 것. 아침의 떳떳함과 밝아짐 앞에 당당해졌다. 시작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어제 ..

뉴미디어아트전시제의 첫 막이 올랐습니다. 약 200편의 공모작 중 엄선된 12작품이 ‘갤러리 숲’,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10일간 전시될 예정입니다. 무료관람이오니 많은 관객 분들의 참여 바랍니다. 갤러리 숲에서는 5편의 구애작이 전시 중에 있습니다. 마르코 쉬펠바인 긴 소파에 단정한 머리의 여자가 앉아서 독백을 이어나간다. 움직임은 거의 없다. 그녀는 인간의 감정을 물질로 평가하는 자본주의 흐름에 예민하다. 또한 그녀는 자신과 세상을 구분 지으며, 세상이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삶을 가꾸고 싶다. 그리고 ‘너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지지가 이상적인 이유다. 독백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자막은 넣지 않았다. 프로젝프 커뮤니티 찌찌뽕의 는 바글대는 사람들을 첫 장면으로 한다. 이 많은 사람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