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한나
이소라, 아멘
목적없이 서성이는 것을 내가 몹시도 못견뎌하게 되었음을 알게됐다. 그래서 토요일에는 꼭 외출을 하기로 다짐했다. 이번주 토요일에 조조로 주토피아를 보고 나서 시립대 카페로 가, 챙겨온 책을 볼 계획이었다. 영화를 보고 청량리역 광장으로 나왔을 때 그곳으로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혼자서 책보고 스마트폰하고...서점에서 시집을 고르고. 대학생 때만해도 내가 정말 잘하고 즐겨했던 것들인데 그런 재미들을 모조리 잃어버렸단 생각에 무엇이 문제였는지 처음부터 생각했다. 혼자하는 일에 대한 외롭고 두려움 같은 것들. 그건 새롭게 생성된 것들이었다. 학교 도서관 6층 졸업논문들이 즐비한 한쪽 서가에 놓인 푹꺼진 소파에서 나는 몇 개의 잡지들과 읽다만 시집들을 쌓아놓고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2016년 1/4분기가 훌쩍 지나갔다. 늘 묘연한 시간의 행방...-_- 무튼 여름도 가까워지고 직원들끼리 휴가얘기를 나눈다. 난 사실 주말에도 방콕하며 지내는 은둔형이라 일주일간의 긴 휴가가 좋긴 좋다만 굳이 손꼽아 기다린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할게 없기 때문에. 그래도 휴가는 가긴 가야하니까 맛있는 게 많고 싸고 볼거리가 많기로 유명한 태국엘 4일 정도 다녀올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었다. 거의 마음을 굳혔었고. 그런데 귀차니즘에 빠져 티켓을 구하지도 않고 있었다. 가장 싼 티켓으로 다녀오고 싶으면서도...ㅋㅋ 그런 내가 계획에도 없던 유럽행 티켓을 끊었다. 기이할 따름이다. 태국엘 가자가자 마음을 수십번 먹었던 것과 달리 로마로 가는 티켓은 겁도 없이 일시불로 긁었다는... 시작은 그랬다. 메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