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한나
쓴다는 다짐을 또 한다. 내 잃어버린 시간들. 예전에는 글쓰기라는 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이기에 막말로 별 볼일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내가 가진 유일한 능력으로써 소중하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누군가는 판단하겠지만 내 속에 있는 건 오직 나만 정확히 적어낼 수 있을 따름이라서. 그렇기에 그 지난한 과업의 마침표를 찍어내고야 마는 작가를 존경한다. 하나의 서사를 완성한 작가들과 비할 바 못되지만, 일기들, 대학생 때 몇 곳에서 쓴 기사들, 홍보할 적 작성한 자료들은 내가 지금 아이폰 메모장에 짧은 글이라도 쓰게 만드는 힘이 되어주었다. '시작하고 맺는 일'은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작업이다. 고통스럽지만 개운하다. 글쓰기는 그렇다. 삶도 글쓰기처럼 살아낼 거다. 결국엔 마침표를 찍는. 책임을 지는. ..
190824 시인과 함께하는 시 모임에 참석했다. 다음주까지 총 2회 모임이다. 2회 모임 이후에 또 신청을 받는다고 한다. 또 신청해야지! 승범과의 데이트가 줄겠지만 그는 이해해줄거야.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설레고 만남이 길어지더라도 졸리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 글을 붙들고 그 지점을 소리내 이야기하고 나누는 시간은 참으로 귀하다. 시모임, 그리고 낭독은 내가 있는 이곳에서 특별히 더 귀하기에. 시인님께서 시 몇 개를 가져오셨고 그것으로 시 같은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사실 시 아닌 것들이 어디 있겠나. 시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삶의 순간들이 적지 않으니까. 다음주에는 시 한편을 적어가기로 했다. 적은 시들을 학인들과 나눈다. 내가 쓴 시를 가까운 이들..
이탈리아 여행자로서 글쓰기를 시작하겠다는 다짐이 무려 1년도 넘게 지난 일...ㅋㅋㅋ 그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중대하면서도 전혀 중대하지 않는 일이 닥쳤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하며 다시 안락한 일상을 되찾았다. 그동안의 좌절과 극복의 변주를 단 한 줄이라도, 달에 한 번이라도 써놓았다면 얼마나 의미있었을까 -_-. 그래서 난 오늘 또 다짐한다. 제발 기록하자. 스쳐지나가는 찰나의 감정도 적고 그 날의 이벤트도 적고. 그렇게 다 적으면 그게 곧 나일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