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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한나
6시에 씻고 7시 15분쯤 지하철 타고, 버스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2년 전까지 이 역에서 내려 출퇴근 했는데, 오늘은 같은 역에서 내려, 다른 곳으로 가자니 알 수 없는 인생이지 싶었다. 아침 요깃거리로 역에서 단팥빵을 샀는데 먹지 않고 그대로 가져와서 지금 집에서 먹으며 글을 쓴다. 무슨 일이든 첫 날은 정신이 없는데, 왜인지 생각보다 말짱하다;; - 5월을 보낼 곳은 서울의 한 특수학교 . 대학에서는 발달장애를 주로 다루고, 나도 감각장애보다는 발달장애에 관심이 더 많지만, 교직에서 자주 만날 수 없을 장애유형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단 생각에, 이 학교에 오고 싶었다. 발달장애와 달리 감각장애의 경우 인지에는 도전적 양상이 없는 학생들이 많다. (수정: 단순맹보다 시각중복장애학생이 더 많다.) 해..
초등학교 1학년 때 나는 학교 부적응자였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준비물을 챙겨가지 못하면 담임에게 뺨을 준비물 이름의 음절수만큼 맞았다. 스케치북을 안 가져오면, 스.케.치.북. 소리내면서 뺨 4대를 맞는 식. 뺨을 맞기 위해 8세들이 줄을 서있는 기이한 광경... 어느 날은 받아쓰기 100점을 맞아서, 담임이 공책에 별표 3개를 그려주며 사탕을 주었다. 그런데, 다시 보니, 하나가 틀렸는데 잘못 채점이 됐길래, 담임에게 '저 하나 틀렸어요.'라고 말했더니 별을 쓱쓱 두 줄로 지우고 사탕을 도로 가져 갔다...(그것이 최선이었을까.) 이런 이유로, 아침 10시가 넘어서야 엄마 손에 이끌려 교실 문에 들어선 날이 적지 않았다. 그 담임은 종업식 날에, 자신이 편애하던 학생 몇 명을 불러 따로 선물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