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1/05/04 (1)
이상한 나라의 한나
교육실습 2일째
비가 내린다. 비오는 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 비내리는 텅 빈 창밖의 운동장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시간이 내 학생 시절의 가장 소중한 기억임에 감사하다. 우산을 써도 젖던 큰 가방을 메고 오르던 비오는 등굣길, 입구에서 실내화를 갈아신으며 우산을 탈탈 털다가 빗물이 튀어 얼굴을 찡그린 일, 천둥 치면 반 친구들과 다같이 호들갑 떨던 일, 이때 아니면 비 맞을 일 없다며 폭우 속에서 가만히 서 있어본 일. 내 학생 시절의 축복이다. 오늘 오전 수업 중 천둥이 크게 쳤다. 3층 학생들이 놀라 소리치는 목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이 귀여운 아이들 속에 내가 있다니. 이 행복은 무엇이지! 이렇게 쉽게 행복하다고 말해도 되나. 좋은 걸 좋다고 말하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하는 사람으로써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행..
2021/교육실습
2021. 5. 4.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