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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한나

교육실습 2일째 본문

2021/교육실습

교육실습 2일째

이상한 나라의 한나 2021. 5. 4. 21:44

비가 내린다. 

비오는 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 비내리는 텅 빈 창밖의 운동장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시간이 내 학생 시절의 가장 소중한 기억임에 감사하다. 우산을 써도 젖던 큰 가방을 메고 오르던 비오는 등굣길, 입구에서 실내화를 갈아신으며 우산을 탈탈 털다가 빗물이 튀어 얼굴을 찡그린 일, 천둥 치면 반 친구들과 다같이 호들갑 떨던 일, 이때 아니면 비 맞을 일 없다며 폭우 속에서 가만히 서 있어본 일. 내 학생 시절의 축복이다.

오늘 오전 수업 중 천둥이 크게 쳤다. 3층 학생들이 놀라 소리치는 목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이 귀여운 아이들 속에 내가 있다니. 이 행복은 무엇이지! 이렇게 쉽게 행복하다고 말해도 되나. 좋은 걸 좋다고 말하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하는 사람으로써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행복하다.

지치지 않을 순 없겠지만, 지쳐도 하루 빨리 회복하고 싶은 이유가 내 안에 분명한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아직은 톡톡튀고 귀여운 일들이 많아서 그럴테지만, 모든 일들이 그렇듯 귀엽지 않은 일들은 더욱 많겠지. 그 가운데서 언제나 '귀여움'이 내가 가는 길에 변치않는 길잡이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오늘 찍은 활동 사진을 다시 보다가, 문득 마지막 날이 되면 아이들과의 헤어짐에 눈물이 나겠다는 슬픈 예감이 들었다. 과하게 하지 말자는 마음이었는데, 마음을 좀 더 쏟아야 겠다. 아이들은 나처럼 재는 일이 없다. 교생 선생님을 만나서 그냥 좋고, 미술 수업도 같이 듣고 싶다며, 드는 감정을 그대로 던진다. 아- 난, 한 달만 있다가 사라지는 사람인데- 사실 그건 내가 교생의 일을 대하는 태도일 뿐이고, 학생들은 내가(교생이) 자신의 일상에 들어온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더 사랑해야겠다. 신기하게 아이들과 함께할 때는 내게서 분명히, 확실히 볼 수 없었던 사랑이 뿜어져 나온다.  아이들이 그냥 예뻐 죽겠다.

아침 방송마다 흘러 나오는 동요의 가사를 적어본다. 내 교직생활의 바로미터로 삼을 동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버릴 가사가 하나도 없다. 교생 실습 첫날 아침 방송에서 만난 노래가 내 교직관이 되기에 차고 넘치는 노래라니. 이거 너무 영화다. ㅜ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겠다.

꼭 안아줄래요 내 친구 아픈 마음을

내가 속상할때 누군가 그랬던 것처럼

친구의 잘못은 따뜻한 용서로 안아주고

친구의 실수도 이해로 안아줄래요

어쩌다 생긴 미움은 어떡할까

사랑으로 사랑으로 안아줄래요

꼭 안아줄래요 따뜻한 마음으로

꼭 안아주세요 포근한 마음으로

행복꽃이 활짝 우리들 마음에 피어나게

꼭 안아 줄래요 내 친구를 꼭 안아줄래요

꼭 안아줄래요 따뜻한 마음으로

꼭 안아주세요 포근한 마음으로

행복꽃이 활짝 우리들 마음에 피어나게

꼭 안아 줄래요 내 친구를 꼭 안아줄래요

내 친구를 꼭 안아줄래요

 

 

youtu.be/GDZgbeSQvyA

 

방청객의 환호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부르는 유진이는 프로... 노래 끝나고 살짝 눈 감았다가 뜨면서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에도 감탄ㅜㅜ 근데, 리액션 없는 영상도 있다면 보고싶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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