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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한나

[20131024] 장롱영화제 현장스케치 본문

2013/Nemaf 2013

[20131024] 장롱영화제 현장스케치

이상한 나라의 한나 2021. 5. 6. 22:04

‘영화다방 와’에서 장롱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장롱영화제는 영화감독들의 장롱에 묻혀 있는 아까운 영화들을 꺼내 상영하는 자리입니다. 오늘(10월 24일) 만나 본 작품은 한받 감독님의 <Home Minor>, 박혜영 감독의 <이른 저녁식사>입니다. 한받 감독님께선 <Home MInor>를 두고, 상영 10분 후엔 출입문을 잠궈야 하는 영화라고 하셨는데, 과연 어떤 영화들이 상영됐을까요?

한받 감독님의 <Home Minor>는 한 사내가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으러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자신의 치아를 보며 연신 욕을 할 정도로 흉측한 이를 가진 사내가 시내 다방을 다녀오더니 길바닥에 쓰러져 있습니다. 이를 본 지나가던 행인이 그의 겉옷을 바꿔치기 하고 휴대폰을 챙겨 사라집니다. 그리고 사내는 휴대폰을 찾기 위해, 행인이 있는 수성랜드를 찾아갑니다. 정갈치 못한 사내, 소변을 누는 행인 등 불결한 장면 등 여러모로 관객의 허를 찌르는 영화입니다.

박혜영 감독님의 <이른 저녁식사>는 아버지와 딸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갖는 근원적인 연결을 건드리는 작품입니다. 아버지는 서러운 서울 생활을 하는 딸에게 그 자체만으로 위로가 되는 존재입니다. 아버지가 딸에게 남긴 자신의 마지막 흔적은 ‘사진’인데, 사진은 추억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아버지와의 이별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이어서, 두 감독님과 함께 더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 <Home Minor>를 만드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1997-8년 까지는 비디오카메라로 영화를 많이 만들었어요. 그런데 언젠가 크게 한 번 절망한 후에 영화를 안 찍었죠. 보셨다시피 제 영화가 극단적이잖아요? 그러다보니 관객들에게 어렵고 불편한 영화일 수 있죠. 저는 재밌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 동안은 ‘아마추어 증폭기’ 음악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제가 당시 영화과 조교였는데, 조교로 일하는 동안 영화 한 편 찍어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Q. 맞습니다. 한받 감독님 영화 참 극단적입니다.(웃음) 감독님께서 <Home Minor>에서 수성랜드로 가는 버스 씬을 길게 극단적으로 길게 넣으셨던데,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A. 사실은 이 면을 컷을 안하고 넣으려 했어요.(웃음) 제가 이 장면을 길게 넣은 이유는 수성랜드로 가기까지의 그 긴 시간들을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서에요. 어떤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그 시간을 견뎌야하잖아요. 요즘은 스마트폰을 하면서 그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요.

Q. 박혜영 감독님께서는 ‘착한영화’, ‘좋은 영화’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A. 영화를 만드시는 분마다 각자의 이유가 있으시겠지만, 저는 영상물을 만들 때, 제 영상물이 관객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를 생각하며 만들어요. 영상은 몰입도가 높은 매체기 때문에 영상물이 남기는 잔상이나 연출의도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Q. <Home Minor에서 마지막 즈음 갑자기 육성언어가 아닌 자막이 나오던데요.

A. 처음 의도는 그게 아니었어요. 현장음으로 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매미소리가 많이 들어가서 연결이 자꾸 끊겼어요. 또 어차피 수성랜드라는 공간에서의 이야기들은 비현실적이니 그래도 되겠다 싶기도 했구요.

Q. <이른 저녁식사>에서 아버지 역을 하신 분은 배우이신가요?

A. 배우는 아니시고, 전에 여균동 감독님의 인터넷 영화에서 지하철 드라이기 판매원으로 나오신 적이 있으세요. 또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시기도 하구요. 원래는 부산에 계신 배우분을 섭외했는데, 조율이 잘 안돼서 이용대 님께 아버지 역을 요청드렸어요. 이용대 님은 당시 사진관 주인역을 맡고 계셨구요. 말도 구수하고 재밌게 잘해주셔서 촬영하는 동안 즐거웠어요.

 

한받감독님은 현재‘야마가타 트윅스터’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춤추고 노래하는 일. 언젠가 또 영화를 하게 된다면, 장롱 영화제에서 상영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박혜영 감독님은 최근 영화수입사에서 일하시다가 현재 영화를 좀 더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에 계십니다. 두 분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영화를 다시 만나게 되길 기다리겠습니다!

글, 사진 뉴미디어루키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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